중동에서 이어지는 악순환의 정치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의 갈등은 단기적인 이슈가 아닙니다. 수십 년간 이어져온 적대감은 정권이 바뀌어도, 국제 정세가 변해도 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두 나라는 단순한 군사적 경쟁자를 넘어, 이념과 체제, 정체성의 충돌이라는 깊은 균열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2020년대 들어 갈등은 더욱 격화되었습니다. 하마스의 공세, 이스라엘의 공습, 이란 핵 프로그램 논란까지. 뉴스는 많지만, 본질을 제대로 설명해주는 분석은 많지 않습니다. 이 글은 ‘왜 이란과 이스라엘이 충돌하는가’라는 구조적 질문에 초점을 맞춥니다.
정권 교체보다 강한 적대의 기억
이란과 이스라엘은 한때 동맹에 가까운 사이였습니다. 이란 팔라비 왕조 시절, 두 국가는 에너지와 정보 협력에 있어 은밀히 손을 잡고 있었죠. 하지만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호메이니 체제는 이스라엘을 ‘불법 시온주의 정권’으로 규정하며, 팔레스타인 해방을 외교 핵심 과제로 삼았습니다. 이후 이란은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지원하며 이스라엘을 포위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했고, 이스라엘 역시 이를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며 “필요시 선제타격”이라는 원칙을 확립했습니다.
팔레스타인을 매개로 이어지는 대리전
하마스가 등장할 때마다 이란의 배후설이 따라붙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자금 지원부터 무기 수송, 훈련까지 이란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최대 후원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하마스는 수년간 이란산 드론과 로켓을 사용해왔으며, 이는 이스라엘 남부 도시에 큰 위협이 되어왔습니다.
이스라엘의 반응도 점점 더 공격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터널을 폭격하고, 시리아 내 이란 지원 무장세력을 타격하며 메시지를 보냅니다. 하지만 정작 두 국가는 직접 맞붙기보다는, 이렇게 ‘간접전’ 방식으로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핵무기 개발, 선을 넘는 순간
이란 핵 프로그램은 이 갈등의 가장 민감한 변수입니다. 이란은 늘 평화적 목적이라고 주장하지만, 농축 우라늄 수치와 연구 범위는 핵무기 개발을 의심하게 만들기 충분합니다. JCPOA(이란 핵협정)가 흔들린 지금, 이스라엘은 실제 군사 공격을 검토할 정도로 강경한 입장입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수차례 국제회의에서 “레드라인을 넘을 경우 이란을 공습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실제로 과거에는 이란 핵 과학자의 암살, 핵시설 컴퓨터를 마비시키는 사이버 공격 등도 감행한 바 있습니다. 전면전은 아니지만, 전쟁의 문턱은 낮아지고 있습니다.
표: 최근 10년간 주요 갈등 사건 정리
연도 | 사건 | 관련국 | 갈등 양상 |
---|---|---|---|
2010 | Stuxnet 사이버 공격 | 미국·이스라엘 vs 이란 | 핵시설 시스템 마비 |
2015 | JCPOA 체결 | 이란과 P5+1 | 핵개발 제한 합의 |
2018 | 미국 JCPOA 탈퇴 | 트럼프 행정부 | 이란 핵활동 재개 |
2020 | 이란 과학자 암살 | 이스라엘 추정 | 긴장 격화 |
2023 | 하마스 대규모 공습 | 하마스 vs 이스라엘 | 이란 배후 의혹 제기 |
지정학의 구심점이 된 갈등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은 그 자체로 지역 전쟁을 넘어섭니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군사·정보·외교적으로 막강한 지원을 하고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는 이란의 외교적 파트너 역할을 하며 중동 내 미국의 입지를 견제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안보와 연결된 중동의 안정성 문제는 세계 경제에도 영향을 줍니다. 걸프 해협에서 전쟁이 벌어진다면, 유가 급등과 해상 무역 차질이 불가피합니다. 이란-이스라엘 갈등은 세계의 문제입니다.
한 청년의 눈으로 본 전쟁의 일상
몇 해 전 이스라엘에서 자원봉사 중 만난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는 하마스 로켓 경보가 울릴 때면 무의식적으로 “10초 안에 벽 뒤로 숨는 법”을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그에겐 이것이 삶의 일부였습니다.
이란의 테헤란에서는 반대로, 제재로 인한 경제난을 호소하는 청년들과 대화한 적이 있습니다. 그들은 “전쟁보다 굶는 것이 더 무섭다”고 말했습니다. 이데올로기 싸움 이면에는 이런 인간의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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